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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준 칼럼] 허태균 교수의 ‘어쩌다 한국인’

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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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허태균 교수의 ‘어쩌다 한국인’, 이 책은 오랜만에 한국인으로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그동안 왜 그랬었는지? 우리가 다른 민족과 사회와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고 살고 있는지? 우리가 얼마나 비합리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지를 때론 거칠고, 강하고, 유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는 이 책에 대해 허 교수의 대한민국 심리에 관한 통찰은 집요하고, 뜨끔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허태균 교수는 유튜브 영상이 400만 뷰가 넘을 정도로 명강사이자 유명 심리학자다. 책과 강의 영상을 함께 보면 훨씬 더 이해가 쉽고,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다. 더욱이 한국인 또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이나 상황들에 대한 팩트들을 날카롭게 발췌하고, 이를 심리학적으로 설명하니 통쾌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렇게 쉽고 재미있는 책을 끝까지 읽는데 솔직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바로 ‘단정(斷定)’ 때문이다. 저자가 한국사회에서 반성하는 사실을 즉시 하고, 이에 대한 원인과 결과를 단정하는 데 있어 솔직히 의문이 생기고, 고개를 갸유뚱하게 하는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 스스로 들뤠즈언으로 무장하게 하는 동기를 제공한다. 일찍이 분열분석학자 질 들뤠즈는 그의 저서 ‘천 개의 고원’에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비판하며, 인간의 다양성을 무시한 채 한 두 유형으로 인간을 ‘단정(斷定)’하는 것을 극도로 거부해왔었다.      

 

최근과 같이 경제, 사회, 정치, 문화가 격동의 혼란과 빠른 속도로 변화할 때 이 사회의 구성원도 이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페르소나를 갖게 된다. 대통령은 빨간색 당을, 시장은 파란색 당을 선택했는데 아이들 앞에서는 집단주의를, 아내 앞에서는 극자유주의를 부르짖는 이들이 지금의 현대인들이다. 혹자는 하루 32시간을 산다고 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PT운동을 하고, 밥을 먹으면서 영화를 본다. 멀티태스킹 때문이다.  

 

이러한 특이 사회에 사는 우리에게 우리를 너무 쉽게 ‘단정(斷定)’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흉기가 될 수 있다. 다양한 페르소나 때문에 오히려 이 ‘단정(斷定)’에 가스 라이팅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MBTI 성격유형검사, 오늘의 운세, 궁합, 혈액형별 성격 등은 대표적으로 ‘단정(斷定)’에 의한 오류 가능성을 안고 있다. 페르소나의 다양성으로 인해 우리 자신이 피곤해지고, 자신의 존재의식이 취약해질 즈음에 나를 대신 정의 내려 주는 ‘단정(斷定)’에 우리는 스스로 맹종하게 되기 쉽다. MBTI를 판정받으면 자꾸 세뇌되어 그대로 행동하게 되거나 남을 판단하고 규정하게 되는 이유다.      

 

다시 확인해두지만 이 책이 틀리거나 나쁘다는 게 아니다. 이 책이 확신에 차고, 거칠게 대한국인(大韓國人)을 ‘단정(斷定)’한 것에 대한 동의와 찔림과 동시에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아직 자기 자신을 잘 모르거나 정의 내리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나’에게 이 책의 ‘단정(斷定)’이 또 다른 ‘나’를 잃어버리고, 단편적인 ‘나’로 ‘단정(斷定)’짓지는 않을까 하는 기우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기우는 반대로 이 책이 그만큼 우리의 대표적인 특징을 잘 나타내 주고, 정의 내려주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한다. 결국 ‘어쩌다 한국인’은 ‘단정(斷定)’에 매몰되지 않고, 나의 다양성을 염두에 두면서 읽어야 한다. 다양한 페르소나를 내뿜는 ‘나’에게 다양성을 뒷받침할 식재료로써의 역할을 이 책이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읽으면 매우 유익하고 유쾌한 책이다.   

 

박항준 (재)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

(주)디케이닥터 대표이사
누림경제발전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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