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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칼럼] 중국 바로보기 - 꽌시는 없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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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포브스지가 한때 세계 최고의 부자로 선정하기도 했던 둥팡시왕(東方希望) 그룹의 류융싱(劉永行)회장의 체험적 꽌시론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꽌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둥팡시왕 그룹은 1982년 쓰촨(四川)성에 살던 류회장 4형제가 1천위완의 돈으로 시작한 기업이다. 당초에는 병아리를 키우는 사업으로 시작했다.

이들은 1년 동안 8만마리의 병아리를 팔아 10만 위안을 벌었다. 이후 그들은 메추라기 사업으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1988년 이들은 사료업에 뛰어들어 시왕사료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중국에 사료를 공급하던 태국의 정다(正大)그룹은 비싸게 사료를 팔았다. 시왕사료회사는 정다그룹보다 싼값에 사료를 생산․판매했다. 당연히 성공했다. 90년대 들어 이들은 상하이 푸둥(浦東)지구로 사업기반을 옮기고 오늘에 이르렀다.

첫째 류융엔은 전자․첨단기술업을 주로 하는 다루시왕그룹을 경영한다. 둘째 류융싱은 사료․알미늄업을 주로하는 둥팡시왕그룹을, 셋째 류융메이는 부동산․호텔업을 주로 하는 화시시왕그룹을, 넷째 류융하오는 금융․사료업을 주로하는 신시왕그룹을 이끌면서 대성공을 이루었다.

◆꽌시보다 기업경쟁력


그들의 중심인물인 류융싱 회장의 말이다.

“꽌시는 단기간에 어느 정도 편리와 기회를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본질이 아니다. 그래서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기업의 경쟁력은 효율적인 기업문화와 앞선 경영방식 그리고 선진기술 등에 있다. 시왕그룹은 쓰촨성 시골에서 창업했고 의지할만한 꽌시도 없었다. 우리는 관료에게 선물을 주지 않았고 꽌시에 기웃거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지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우대정책을 받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이 좋아지면서 자연스레 꽌시가 좋아진 것이다. 정부가 우리기업을 믿고 우리의 경영방식과 발전 전망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가 한국의 BBQ와 공동으로 외식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이유도 BBQ와의 ‘술 취한 꽌시’ 때문이 아니다. 시장의 가능성과 BBQ의 차별적 경영방식 때문이다.

“중국엔 아직 배달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또 ‘가맹점이 잘돼야 본사도 잘 된다’는 BBQ의 경영이념이 마음에 들었다.”

◆성실과 신용이 으뜸


따라서 꽌시는 중국에서만 유독 강조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경쟁력의 중요성은 중국에서만 중요하거나 통용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영어로 릴레이션십(relationship)이나 인간관계를 강조한 상거래에 모두 통용되는 말이다. 성실과 신용을 통하여 두텁게 쌓이는 무형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졸속이나 표피적으로 이루어지는 스킨 터치(skin touch), 술과 쾌락의 접대로 이루어지는 싸구려 인간관계는 절대 자산이 아니다.

오랜 세월 지속적인 겸손과 정직이라는 만국공용어가 기본이다. 그러한 기본 위에서 서로의 강점을 존중하고 이루어지는 네트워크의 산물(産物)이다. 이제 그들도 한국인의 허풍과 거짓말에 속지 않는다. 당할 만큼 당했다고 할 수 있다.

넘쳐흘러 쓰레기를 남기는 접대음식물은 환경오염을 낳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의 걸림돌인 신용파괴라는 오염을 생산한다. 그러한 꽌시는 중국에도 이제 없다. 꽌시는 물량주의 인맥도 결코 아니다. 2000명 넘는 사람과 형님 아우 한다고 자랑했던 한국 정치인이 있었다. 실소를 금치 못할 코미디가 아닌가.

2012. 11. 23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CEO 연구가, 칼럼리스트)

1945년, 서울 출생
서울상대 경제학과
유원건설 감사실장 - 진로그룹 이사 - 캠브리지 총괄전무 역임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교수요원)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위 공기업평가위원회 위원 및 총괄반 대표
한국표준협회 경영고문
중국 요녀성 심양시 경제 고문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초대 기업평가위원장 역임
現 KT대표이사 회장/CEO 자문위원
現 신한금융투자 사외이사
現 한국 CEO 연구포럼 연구위원장

 

KECI | 2016.01.31 14:35 | 조회 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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