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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준 칼럼] 공감하지 않은 선행의 결과! 카카오

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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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스스로의 혁신

 

중개 플랫폼 카카오가 소상공인 상생 혁신안을 발표했다. 주식시장은 곧바로 환영했지만 시장은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솔직히 카카오 입장에선 억울할 부분도 있다. 카카오가 새로이 하는 사업영역마다 사회적 필요성과 혁신성이 녹아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명분 있는 혁신 사업들이 사사건건 시장의 인심을 잃게 되었을까?

 

한 마디로 ‘공감 없는 선행’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조직화를 통한 애착 단계를 형성하고, 조직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 이를 공감(共感)이라 한다. 애착과 노력을 함께 하면서 서로 아파해주고, 격려해주고, 양보하고, 이해하면서 공동의 목적을 이루게 된다. 공감이 있어야만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오는 개인의 불편함이나 서운함도 참게 된다.  

 

그렇기에 아무리 좋은 목적의 선행일지라도 ‘공감’ 없는 선행은 상대방에게 불쾌감과 거부감을 준다. ‘타다 금지법’이 대표적으로 시장이 표현하는 불쾌감과 거부감의 표현이었다. 혹자는 이 법이 혁신의 발목을 잡았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이 혁신이 뒷걸음치게 된 원인은 오히려 시장의 공감을 얻지 못한 카카오에게 있었음을 되돌아 봐야 한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게 이윤을 포기하고 평생 봉사만 요구할 수는 없다. 특히 공유경제를 표방한 중개 플랫폼은 ‘이윤’과 ‘사회적 목적’ 사이에 위치하다 보니 시장의 오해를 받을 소지가 크다. 지금은 백지화된 카카오 택시의 수수료 문제가 대표적이다. 재무적 결과에 쫓긴 수많은 카카오의 자회사들이 ‘카카오 정신’을 잃어버릴 소지가 높다보니 나온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번 사태가 시장에서 바라는 카카오의 체질개선의 기회인 듯하다. ‘시장의 혁신’에 앞서 ‘카카오 스스로의 혁신’ 말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카카오가 수수료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중개 플랫폼에서 프로토콜 플랫폼으로 체질 전환이 필요하다. 프로토콜 플랫폼은 사회적 합의를 통한 공감능력을 향상하고, 이로부터 동의받은 혁신적 선행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대표적인 프로토콜 플랫폼은 미국의 아마존이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은 소비자 만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지만 매출이익의 70%를 아마존 웹서비스(AWS)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 에브리싱 스토어로 확대됨에 따라 물류관리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 시작한 AWS는 이미 세계 B2B 클라우딩 컴퓨터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상품 판매 중개수수료에는 목메지 않는다. 서비스는 B2C에서 하고, 수익은 B2B로 벌어들이니 시장에서 거부감이 없다. 심지어 최저가-가두기 전략인 ‘가젤 프로젝트’를 통해 경쟁기업을 초토화시키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제 된서리를 맞는 카카오가 자기 성찰을 할 기회가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순히 상생기금을 조성하고, 스타트업 M&A를 멈추고, 골목상권에서 사업을 철수하는 것으로는 카카오의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이번 사태를 맞이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빅 테크 기업 카카오가 ‘프로토콜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체질 변화를 기대해 본다. 

 

 

박항준 (누림경제발전연구원장)


현 국민대행정대학원 겸임교수

현 (사)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 이사

현 아이피나우 CIO

저서: △더마켓TheMarket △스타트업 패러독스 △크립토경제의 미래 △좌충우돌 청년창업 △블록체인 디파이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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