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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최치원 ⑥] 제5권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

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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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최치원 선생 후손이 펼쳐낸 전무후무 장편소설 

 

위대한 선각자 최치원 선생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유⋅불⋅선 융합에 더하여 풍류도를 설파한 종교철학자이며, 개혁적⋅지성적 실천가로서 한류문화의 발원지다. 이러한 최치원의 업적과 사상 등을 기리기 위해 중국 장쑤성(江蘇省) 양저우(揚州)시에 최치원의 기념관이 건립되어 있고, 10월 15일을 최치원의 날로 지정하고 매년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그곳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 수록하여 학생들에게 최치원 선생의 빛나는 업적을 가르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최치원 (인물)기념관조차 건립되지 못하고 있 등, 입체적인 연구나 선양 등을 위한 기반구축조차 미미한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에 후손 최진호 작가는 위대한 선각자 최치원은 천 년 전에 살았던 전설의 인물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살아있으면서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교훈을 건네주는 큰 스승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어 이 소설을 출간했다.

 

소설 최치원(전5권)에 일관되어지는 흐름은 최치원의 풍류도 선비정신을 한류문화의 진정한 시발점으로 그려냈고, 최치원의 애국심 및 개혁사상에 초점을 맞추어 풀어나갔다. 더하여 사실성을 바탕으로 소설적 요소까지 가미시켜가면서 최치원의 일생을 흥미진지하게 풀어냈다. 특히, 최치원이 남긴 수많은 시문들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내용전개의 사실감을 높인 것은 소설의 품격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아무쪼록 이 책이 위대한 선각자 최치원 선생의 사상과 인생을 제대로 이해하는 바이블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가길 기대한다.

 

▲ 소설 최치원 제5권 -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

 

소설 최치원 제5권 -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

 

차례

미륵의 추락 

서라벌의 굴욕

곡령청송

현자와 소통하다

평화통일의 비밀

후백제를 바치다

평화를 위한 민초들의 결단

자운의 빛을 찾아서

이국이민시의 실천

내 몸의 숨결(풍류도)

승천하는 네 마리 학

최치원이 남겨둔 글 자유인실행自由人實行

추서

 

책 속에서...

 

궁예는 말을 마치고 몸을 꼿꼿이 세우더니 이내 눈을 감고 마치 부처인 양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대왕마마, 참으로 훌륭하옵신 법명이옵니다. 선종이라... 이 얼마나 멋진 법명이옵니까? 그래서 오늘날 대왕이 되셨을 뿐만 아니라 미륵까지 되신 게 아닙니까?” 내관은 계속 허리를 굽히며 궁예를 추어 올렸다. “그래, 그래, 나는 앞으로 새 세상을 열 미륵이니라. 암, 미륵이고말고! 나는 후천 개벽을 하여 반드시 새 세상을 열고 말 것 이니라! 그러기 위해서는 이 군왕을 거역하거나 역심을 품은 자들을 제거해야 되느니, 나는 관심법을 터득한 미륵이니라. 내관, 지금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맞추어 볼까?” 궁예가 눈을 부라리고 내관을 향해 다가갔다. “저 같은 놈들이 무슨 생각이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대왕마마만을 의지하며 신천지가 오기만을 고대하고 있을 뿐입니다. (9p)

 

문무백관이 모두 모인 어전에는 불을 대낮처럼 밝히고 있었다. 등불처럼 이글거리는 견훤의 얼굴을 바라보며 대신들은 굳은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특히, 창칼을 그러 쥔 장수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적진을 향해 달려 나갈 듯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드디어 때가 왔도다! 우리의 철천지 원수 신라를 쳐부술 때가 왔도다. 우리 백제의 마지막 임금인 의자대왕 재위 20년인 경신년에 신라와 당나라 놈들이 쳐들어 왔었다. 충신인 계백 장군이 황산벌로 나가 화랑 반굴과 관창을 베었지만, 구름같이 몰려오는 나당연합군을 이기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계백 장군의 뜨거운 심장과 오천결사의 피눈물을 삼키고 백제는 운명을 다하였다. 김유신은 웃으며 반월성으로 올라왔고, 소정방은 껄껄대며 고토를 짓밟았다. 오늘은 그로부터 꼭 이백육십칠 년이 되는 해다. 이제 서라벌로 달려가 백제의 원한을 씻고 그 땅, 서라벌을 폐허로 만들어야 한다!” (50p)     

 

치원이 말을 마치자, 법당에서는 뜨거운 열기와 함께 박수 소리가 여기저기서 크게 터져 나왔다. 법회에 참석했던 최언위는 달리 방향을 잡은 최승우의 빈자리를 채우며 최치원의 곁에서 그를 응원하고 있었다. “화엄경전이 아무리 좋은 가르침이라 해도 백성들이 도를 멀리하여(人遠道) 그 뜻을 알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말인데 이 화엄경전을 사부대중이 알기 쉽게 풀이해 줄 수 있는 논장의 글을 찬술해 줄 수 있겠습니까?” 법회가 끝나고 모두 법당을 빠져나가자 희랑스님이 최치원을 불러 조용히 청을 했다. (69p)

 

▲ 최치원이 찬술한 ‘봉암사 지증대사적조탑비(국보 제315호)' '5권 21p'

 

치원은 풀어쓴 경전의 이름을 법장화상전(송나라 팔만대장경 논장에 수록되었음. 현재 일본 고잔사에 있음)이라 하였다. 경전 내용을 찬찬히 살펴 본 후 희랑스님은 무척 만족스러워했다. 치원은 이 세상의 삶은 우주 음양오행의 일치로 살아야 되고, 너와 나 하나의 공동체인 생명의 빛은 내 마음이 모든 일의 실천 근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했던 것이다. 즉, 일체유심조의 으뜸으로 초발심을 항상 유지하면서 기본과 원칙을 지키고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야 된다는 생활의 지혜, 즉 지극한 도는 눈앞에 있다(至道在目前)를 쉽게 설명한 것이다. (73p)

 

태조 왕건은 고개를 뒤로 한껏 젖히고는 목청이 다 보이도록 크게 웃었다. “아, 좋다마다요. 이제 고려와 우리 신라는 형제국이 되었는데, 무엇이 아깝고 서운하겠습니까? 대왕마마께서 취하실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취하십시오. 고려 왕국과 화친하는 의미에서 제가 제일 아끼는 종제(從弟) 유렴(裕廉)을 질임(인질)으로 개경에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경순왕의 말이 끝나자 한쪽 구석에 있던 유렴이 앞에 나와 태조 왕건에게 예를 올렸다. “그렇게 아끼시는 종제를 우리 개경에 보내 주신다니, 과인이 잘 보살피겠습니다. 참으로 미인이구려. 그러나 제가 모셔갔으면 하는 분은 따로 있습니다.” (103p)

 

최치원은 평화통일에 대한 당위성에 대해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모두 적었다. 그리고 똑 같은 내용의 ‘평화이국서’ 3부를 만들어 밀봉하고 봉투위에 평화이국서(평화(平和利國書)라고 했다. 이 문서를 신라 경순왕의 특사인 마의태자와 대아찬, 고려 왕건왕의 특사인 무성도사와 최언위 국사, 후백제 견훤왕의 특사인 보리 왕후와 최승우 국사에게 은밀히 전달했다. (116p)

 

일찍이 최치원이 ‘해인사 선안주원벽기’에 썼던 것이다.

 

위대하고 위대하도다!

하늘이 귀하게 여기는 것은 사람이요,

사람이 으뜸으로 삼는 것은 하늘이다.

사림이 도를 실천하는 것이요.

도는 사람에게 멀리 있지 않다.

그러므로 도가 높아진다면 사람은 저절로 귀하게 된다. (171p)

 

최치원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최치원을 따라 무량스님도 일어나서 두 손을 정성스레 모아 합장을 했다. 치원도 합장을 하며 스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최치원은 그토록 그리운 해인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오랜만에 해인사로 향하는 최치원은 여느 때보다 발걸음이 가볍다는 것을 느꼈다. ‘원효대사와 신라의 요석 공주 사이에 태어난 아들 설총은 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해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허나, 모든 인연법 따라 생긴 것이니, 모든 것은 같으므로(만법여일) 모든 것은 한 군데로 되돌아간다(만법귀일) 하지 않았는가. 그러므로 살아 있을 때 대덕을 넓은 바다(大德如海)와 같이 아낌없이 나누어 주고 살라지 않는가. (217p)

 

▲ ‘최치원의 천부경 풍류도에서 발원되는 생명탄생의 신비로움’을 형상(이미지)화 시킨 임지호 화백 그림(소설 최치원 제5권 331p)

 

대사가 사자(使者)에게 말하기를 절을 ‘성주’라고 이름 하셨으니. 절로서는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용렬한 중을 지극히 총애하시니, 재능도 없으면서 있는 것처럼 흉을 내어 높은 자리를 차지한 느낌입니다. 이는 해조(海鳥)인 원거가 바람을 피해 뭍으로 오자, 봉황새로 잘못 안 참새가 날아들었다는 것에 비유할 만하니, 날씨가 궂을 때 산 속에 숨어 무늬를 윤택하게 한다는 표범의 고사(故事)에 부끄러운 일입니다, 하였다(270p)

 

보리황후 능을 참배하고 왕거인과 무성도사와 헤어진 후 언덕 위에 있는 성당으로 향했다. 밀리엄 수녀는 여전히 성당을 지키고 있었지만, 그녀도 나이를 이기지 못해 백발을 쓸어 넘기며 굽은 허리를 겨우 폈다.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어요.” 손에 건 묵주를 헤며 밀리엄 수녀가 조용히 말했다. “수녀님은 고향이 그립지 않으세요?” 호몽이 손을 잡으며 따뜻하게 물었다. “이 나이에 고향이 어디 있겠어요? 이 언덕이 저의 고향이지요. 제가 이곳에 온지도 육십여 년 가까이나 되는데요. 이곳에 와서 저를 따라 천주를 믿는 백성이 저의 가족이고 형제들이이죠. 최아찬 께서는 제가 천주님 나라로 떠나고 나면 저를 이 언덕에 묻어주세요. 십자가가 잘 보이는 이곳에요.” 밀리엄 수녀가 서쪽 하늘을 바라보며 씁쓸히 웃었다. 그때 언덕에 있던 아이들이 성가연습을 하며 느티나무 밑에서 큰 소리를 냈다. “저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죠.”(316p)

 

화개동이란 시문에서 동방군자국(한반도)은 해와 달의 허공 밖에 있고, 하늘과 땅은 태극 가운데에 있습니다. 동쪽나라 동방군자국 화개동(불교 화엄의 세계)은 별천지 속의 신선의 경지, 신선 옥 베개 밀치고 일어나니 어느새 천 년이구나. 즉 오늘 하루의 순간순간들을 천년처럼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즉 지금 이순간이 제일 소중한 시간임을 가르친 것입니다. (333p)

 

왕의 지시를 받은 조정대신이 풍수지리에 밝은 현자를 찾아서 어떠한 장소가 좋으냐고 물어보자 현자는 “최치원 선생의 위대한 행적이 남아 있는 곳을 모두 살펴본 후 인과관계가 후세까지 전해 갈 수 있는 곳으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자는 최치원 행적을 면밀히 살펴보고 와서 조정대신에게 보고하기를 신라 태수직 생활을 하던 곳 중 낭혜화상비가 잘 보존되어 있는 성주사와 고려국 국태민안을 위해서 많이 기도했다고 하는 부석사(충남 서산군 소재) 지역 중심에 소재하고 있는 천하명당으로 소문난 보금산(충남 홍성군 장곡면 소재)이 좋다고 말했다. 조정대신이 입궐하여 현종왕에게 즉시 이러한 사실을 고하자 현종대왕은 신성묘를 보금산 자락에 즉시 조성하라고 하명하였다. (346p)  - 끝 -                                                         

지은이 최진호는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총무처 기획예산담당, 국세청 기획예산담당,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관리과 서기관, 국세청 인사계장 등을 지냈다. 현재는 탑코리아세무법인 대표이사 회장, 불교아카데미 이사, 한국세무사회 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우리말 불교경전'을 펴낸 바 있다. 변화는 많지만 하나로 꿰어 있고 무게가 무겁지만 가라앉지 않은(萬變一貫多重而不沈) 최치원에 대한 장편소설을 집필하게 되었다.

 

최치원의 사람 사랑과 나라 사랑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일념(一念) 하나로 작가는 지난 30년 동안 유적지를 답사하고 연구한 자료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소설화 작업을 해 책으로 펴냈다. 

 

최진호 장편소설 '최치원' 1권 성인과의 만남(300p). 2권 통찰의 지혜(296p). 3권 꿈꾸는 별(324p). 4권 하늘의 비밀(332p). 5권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348p) / 도서출판 집사재 / 신국판(152×225) / 1쇄 발행일 2021년 02월 10일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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