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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칼럼] 예(藝)사랑 기부자 콘서트, 기업과 예술의 즐거운 만남

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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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기부 문화 새 출발해야 할 시점

 

좋아하는 것과 무관심한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 마음의 눈에 들어오는 것을 관심(關心)이라 한다. 인기 드라마 변호사 우영우의 ‘고래’는 그의 분신이다. 자폐를 겪으면서 유일한 희망이자 환희의 소통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고래’가 있다. 이를 취미라고도 하고 애호라고도 한다. 요즈음은 모든 게 전문화가 되어 버렸지만 예전엔 한 뿌리에서 파생되어 꽃을 피웠다. 오늘날 입장에선 의아하다 할지 모르나 음악사의 봉우리엔 이들의 깃발이 펄럭인다.

 

▲ 울신시립합창단 제공

 

제2의 직업이 꽃을 피운 작곡가는 무수히 많아  

 

제1의 직업이 아닌 제2의 직업에서 반전의 성공이 많은 것이다. 그 대표의 하나가 러시아 5인조 음악가다. 한 사람도 정식으로 음악 기초교육을 받지 않았고 전문적인 음악가를 목표로 공부한 것도 아니었다. 발라키레프는 열 살 무렵에 피아노를 잠시 배운 적이 있지만 대학에서는 수학을 전공했다. ‘보로딘'은 화학을 전공하여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과학자였다. ‘큐이’는 육군 장교로 축성학(築城學)을 전공했고,‘무소르그스키’는 육군사관학교를, ‘림스키 코르사코프는 해군 장교를 했다. 

 

재능을 알아 보는 사람이 많아야 원숙한 사회로 간다 

 

예술적 재능이 있다면 어느 때고 활짝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만시지탄이지만 이 같은 현상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사회 전반이 예술의 에너지가 깊고 풍부하게 축적된 결과다. 전공 비전공, 장르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예술의 생활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그 예술의 재능을 알아보고 후원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의 숙성이다. 한국 기업 메세나가 40여 년 전에 발족하였으나 우리 토양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부의 여러 지원기관과 정책이 있으나 전체 예술의 1/100에도 목울 축이지 못한다.

 

차이코프스키의 얼굴 한번 보지 않고 평생 후원자가 된 폰 메크 부인은 아니더라도 우리 메세나의 최고 상징이셨던 금호그룹 박성용 회장의 예술가에 대한 존중과 깊은 후원을 닮아가는 사회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눈만 뜨면 콩쿠르 우승자가 신문과 TV에 알려지지만 콩쿠르의 홍수 속에 이들의 영광은 그저 순간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  러시아 5인조 작곡가들 

 

좋아하지 않는데 지갑을 여는 경우란 없다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것에 지갑을 여는 경우란 있을 수 없다. 김밥가게 할머니가 평생을 모운 재산을 대학에 기부하는 것은 못 배운 한 때문이다. 이처럼 예술에 혼을 바치는 이들을 위해 스스로가 할 수 없는 재원의 부분을 나누면서 예술과 사회의 균형과 조화가 이뤄졌으면 한다.

 

때마침 고려대가 있는 성북동을 근거지로 ‘기업과 예술의 만남’이란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나선 이가 있다. 안암 플래컴 TV 이호식 회장이다. 여느 대학가에 비해 문화 환경이 궁핍한 곳이어서 정했다는 것이다.

 

감수성이 한창인 젊은 청년들이 문화를 체험하지 못하고 얄팍한 소비문화에만 젖는다면 빈곤의 악순환이다. 작은 공간에서이지만 콘서트를 펼치면서 좋은 문화의 씨를 뿌리겠다는 뜻이다. 누구든 개인이의 욕망 계단을  올랐다면 배려와 공헌의 가치를 통해서 삶이 완성에 이른다.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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