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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준 칼럼] 대중주도사회! 전환기 세대에 대한 정명(正名)

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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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노예나 노비제는 볼 수 없어졌다. 남녀평등, 민족 간 갈등도 이전에 비해서는 격차가 많이 줄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UN이 제시한 지속가능목표(SDGs)를 비롯해 인류사회가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네트워크 기술로 인해 도래한 '정보대칭시대'는 수천 년간 무시받아오고, 사회적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했던 대중(大衆)들이 역사의 전면에 나서는 시기다. 2500년 전 시도하다 실패한 ‘아테네 대중주도 민주주의’가 네트워크 기술로 인해 부활한 것이다. 

 

그러나 이 자연의 순리를 역행하는 사회가 있다. 아직도 극좌나 극우 독재 지도자를 지지하고, 엘리트들에게 기대며, 공리주의적 사고에 따른 일사 분란했던 독재 향수에 젖어 사는 사회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마저도 감각적으로 대중주도 민주주의 사회가 도래했다는 것을 사회현상을 보면서 알고 있다. 공교육의 무력화, 결혼과 출산 기반의 전통적 가정 붕괴, 자녀들과 대화의 어려움, 수십만 명이 함께 뭉치는 네티즌 여론 등을 보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개인의 희생이 자연스러웠던 시대, 강력한 리더십의 카리스마를 기대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 세대는 몸은 인권, 개성, 소통, 약자 보호를 외치면서, 머리는 아직 효율, 능력, 경쟁이라는 공리주의적 엘리트 민주주의에 머무르고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이중성은 사회, 경제, 문화, 정치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민주적 의사결정을 하는 공무원이나 정치인의 ‘내로남불’은 철저히 비판하면서, 자기 자신은 독재자적 의사결정을 하면서 남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밖으로는 사회적 기여나 소셜임팩트, ESG를 외치지만 머릿속에는 코인, 부동산, 주식, 로또 등을 통한 한방의 부(富) 축적을 기대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호소하지만 자손에게 물려줄 재산 앞에서는 쉽게 무너지고 만다. 국가의 재정적자는 걱정하면서 조세저항에는 목소리를 높인다. 일본의 역사왜곡에는 분개하면서도 아무것도 실천하지 않는다. 처세서, 경전을 읽고 감동을 받지만 바뀌지 않는 자기 자신을 보게 된다. 리더십을 배우고 실천하려 하지만 가스 라이팅을 하게 되어 꼰대 소리를 듣는다. 사회적 문제에 있어서는 피해자와 약자를 응원해주지만 정치적 문제에 있어서는 이데올로기적 독설로 그들의 아픔을 단절한다. 
 

우리 세대의 이 기형적 행위는 우리 몸과 마음이 서로 다른 사회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몸은 이미 대중주도 사회에 와 있는데, 머리는 아직도 엘리트주도 사회에 남아 있는 것이다. 이 이중성으로 인해 우리는 세대 간 소통을 하지 못하고, 정치 사회적인 의사결정에 혼란을 겪고 있다. 이제껏 해보지 않았던 대중주도 민주주의를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국가에서 실천하자니 두려움이 앞선다. 불편할 것 같고,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고, 권위가 떨어져 나를 우습게 볼 것 같다. 그렇다고 가정과 조직을 그대로 운영하자니 심한 반발을 느낀다. 

 

2000년 만에 찾아온 대변혁기는 ‘패러다임 쉬프트’ 수준을 넘는 ‘코어 쉬프트(Core-shift)’를 이끌었다. 우리 몸은 이미 코어를 중심으로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해 있는데 배우고 경험한 지식이라고는 북반구의 북두칠성에 관련된 지식을 그치고 있는 형상이다. 남반구에 살게 된 우리가 북반구 사회에서 철학과 사상, 문화를 그대로 답습한다면 이는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요, 그런 국가와 사회는 후퇴를 떠나 패망하게 되어있다. 남반구에서는 남반구에 맞는 철학과 사상, 문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새로운 철학’의 시대가 도래해야 한다. 양자물리학, 포스트모더니즘 등이 대두되고, 우리가 지난 수십 년간 인문학에 몰두했던 이유도 이를 준비함이었다. 직감적으로 미래시대에 다가올 대변혁 시대를 대비한 예행연습 말이다. 이제 엘리트 시대 철학과 사상, 문화를 버리고 우리 몸이 이미 와 있는 ‘대중주도 민주주의 사회’에 걸맞은 머리를 갖추도록 노력해보자. 

 

따라서 새로운 대통령, 미래 기업의 CEO, 미래 우리 사회의 리더들에게 요구하는 것도 ‘공약’ 보다는 ‘철학’이어야 한다.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은 부모가 갖추어야 하는 것도 자신의 경험 지식이 아닌 미래 철학이 있어야 한다. 신입사원에게 요구되는 것은 우리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기여에 동참할 의사를 묻는 철학적 질문이어야 한다. 성직자, 교육자, 사회 지도층 모두가 몸과 머리 모두 ‘대중주도 민주주의 사회’에 맞는 철학을 고민하고 창조함으로써 새로이 펼쳐질 인류사회를 준비하기 바란다. 

 

박항준 현 누림경제발전연구원 원장

현 (사)우리경제협력기업협회 부회장

현 (사)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 이사 
현 (재)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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