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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미텔슈탄트-⑤] 전체 근로자의 10%를 R&D인력으로

작업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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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 . 07. 06

 

# 최근 우리 경제가 저성장과 청년실업 증가, 격차 확대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날로 심화되고 있는 사회 전반의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면서 선진경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산업 및 기업 생태계에 대한 개선을 필요로 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건실한 육성도 시급한 과제다.

 

조병선 박사는 최근 수년 동안 독일의 명문 장수기업을 방문해 기업의 오너와 경영진 등 주요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가졌다. 또한 해당 기업의 경영 및 역사 관련 자료와 문헌을 참고하여 이들 기업의 경영 특성과 지속가능 성장요인을 찾는 연구를 실시했다.

 

그 가운데 해당 사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일곱 개 장수 가족기업에 대한 심층적인 사례분석을 통해 명문 장수기업의 경영 및 사업승계에 관한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조병선 한국가족기업연구원 원장] 칼 자이츠(Carl Zeiss)사는 1846년 마이스터였던 칼 자이츠(Carl Zeiss)에 의해 정밀역학 및 광학을 연구하는 공방으로 시작됐다. 나아가 최초로 현미경을 제작한 기업으로 거듭났고, 오늘날에는 광학렌즈, 광전자 공학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리드하는 ‘히든챔피언’이 됐다.

 

이 회사는 광학분야에 대한 최고 수준의 광범위한 전문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기술 분야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온 결과 반도체 분야와 계측기 및 의료기 분야에 사용되는 제품도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회사는 적극적인 연구 및 개발(R&D)를 통해 관련분야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매출액의 8~10%를 연구 및 개발비로 지출하고 있고, 본사 근로자의 10%가 연구개발에 몸담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핵심기술을 보안상의 이유로 사내 연구소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하지만, 일반기술은 대학 및 연구소 등과의 협력을 통하여 공동으로 개발하는 전략을 오래 전부터 유지해 오고 있다. 전 세계 40여 나라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고 개별 사업장마다 현지의 대학 및 연구기관에 자금을 지원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등 R&D의 현지화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고객 맞춤형 제품의 제공을 통해서 고객 마음을 얻는 전략을 중시하고 있는데,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 요구에 맞는 제품 개발을 위해 개발 초기단계부터 고객을 참여시키고 있다.

 

(이미지 출처 : zeiss.com)

이 회사는 노동조합과 법에서 정한 공동경영제도를 운영하면서도 노사 관계를 가족적이고 개방적으로 형성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임금 및 복지 수준이 높고, 종업원 이직률은 1% 미만으로 직원 대부분이 정년까지 장기근무를 한다.

 

이 회사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종업원의 성장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직원이 직원을 훈련시킨다.'는 인재 육성 철학 아래 리더십, 데이터 프로세싱, 물리학, 전기전자, 렌즈 광택 등 200여개 교육프로그램을 사내대학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대학 등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이 회사는 두 차례에 걸친 위기가 있었으나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내기도 했다. 첫 번째 위기는 1994년 동독지역(Jena)에 위치한 본사와 서독지역(Oberkochen)에 소재하는 본사 간의 기능 중복 및 갈등과 경쟁으로 인해 촉발된 경영위기였다. 이 위기는 두 지역의 본사와는 이해관계가 없고, 다른 대기업에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경험이 있는 전문경영인을 CEO로 영입하여, 중복된 조직과 인력을 핵심역량 중심으로 전면 재정비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었다.

 

이 회사의 두 번째 위기는 2008년에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초래되었다. 이의 극복을 위해 노사합의로 대폭적인 예산절감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추진하고, 절감된 비용으로 R&D 분야 투자를 지속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들은 이미 합의된 임금인상과 상여금 등 인센티브를 포기하고, 사용자 측에서는 정리해고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매출부진으로 작업량이 줄어든 사업장에서는 작업시간을 감축하는 등의 조치들을 단행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동사는 단기간에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 회사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독립적인 재단이 경영을 통제하는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창업자인 칼 자이츠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 설립된 공익재단에 해당하는 칼 자이츠재단(Carl-Zeiss-Stiftung)이 회사주식의 100%를 소유하고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한다.

 

재단에는 법조계, 학계, 산업계 등의 덕망 있는 중립적인 인사들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데, 재단의 이러한 인적 구성은 사회의 다양한 요구와 미래지향성 등을 통합 수용함으로써 기업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근로자들이 일하기 좋고, 복지와 임금 등 근로환경이 양호한 직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이 회사의 우선적인 사회적 책임활동 전략에 해당한다.

 

 

KECI | 2016.07.06 13:39 | 조회 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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