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미텔슈탄트-④] 신뢰와 책임에서 얻어낸 ‘경쟁력’ Alfred Kärcher 社
작업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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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 07. 06
[조병선 한국가족기업연구원 원장] 케르허(Alfred Kärcher)사는 1935년 기계공학을 전공한 젊은 기술자 케르허(Kärcher)에 의해 설립됐다. 이 회사는 압력 세척기, 진공청소기 등 청소장비 분야와 빌딩 및 운송 분야에서 청소 서비스를 제공, 고속성장을 지속해 온 ‘히든챔피언’이다. 지난 2013년 매출액이 20억 유로(매출액의 85%가 해외시장에서 발생)에 달했고, 종업원 수(해외 근로자 포함)가 1만644명에 이르는 중견기업이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있는 이 회사는 소유 가문의 전문경영인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가족적인 분위기의 공동체의식이 강한 기업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이 회사는 임금과 근무시간 등 근로조건 협상 과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함으로써, 상호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공정한 보상과 종업원 성장을 위한 교육 투자에 적극적이다. 지방 소도시에 소재하고 있어 근로자들의 충성도와 헌신을 유지하는데 유리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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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핵심역량에 집중한 적극적인 연구 및 개발(R&D) 활동을 통해서 고압세척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제품군을 축적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여 제품 및 시장의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종래의 주력제품인 일반세척기에 더하여 비행기와 차량 및 선박 등 운송수단 세척기, 빌딩분야 세척장치, 휴대용 압력 세척기, 실내세척기, 전자동 청소 로봇, 새로운 개념의 정원관련 세척 비즈니스, 세척기능에다 건물 외부 개보수 수준의 작업이 가능한 초고압 세척장치 등 틈새시장에서 다양한 일류 제품군을 확보하는 등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왔다.
이 회사는 판매하는 제품의 80%정도가 최근 4년 이내에 개발한 신제품일 정도로 혁신적인 신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우리는 고객의 문제를 제품으로 전환한다.'라는 슬로건 아래, 고객과의 친밀한 관계 유지 및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고객이 안고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세계 60여개 나라에 100여 곳에 달하는 자회사 형태의 생산기지와 판매 및 서비스망을 구축하고 있다. 수입업자나 대리점 등의 형태로 해외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본사에서 전액 출자한 자회사 형태를 고집한다. 이는 ‘주요 시장을 직접 관리하는 전략’에 기인한 것이다. 직접 투자한 해외 자회사를 통해서 고객의 니즈와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신속하고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고객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활용해서 신제품을 생산하고 새로운 기술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필요한 기술의 확보 등 기술적 확장과 새로운 시장의 창출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M&A에도 적극적이다.
해외 여러 나라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노동비용이 가장 높지만, 고도로 숙련된 직원들이 많고 생산성이 높은 독일 국내의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R&D 활동과 지속적인 개선 및 혁신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고객들로 부터의 요구에 신속하게 부응하고 있다. 고도의 기술력과 복합장비로 구성된 크고 전문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데는 높은 수준의 유연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설립 초기부터 빠르게 성장해 온 이 회사는 핵심 가치사슬을 내재화하고, 외부에 아웃소싱을 최소화하고 있는 대부분의 독일 ‘히든챔피언’들과는 달리 외부 공급자들과의 협업 및 생산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여 왔다. 부품의 외주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지만, 완제품을 외주하는 일은 거의 없다. 모든 완제품을 자체 조립라인에서 생산하는 전략을 고수하면서, 협력업체들이 공급하는 부품의 품질을 본사가 제시한 수준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서 기술의 공동개발이나 자사가 보유한 핵심기술 이전 등의 방법으로 적극 협력하고 있다. 부품을 생산하는 다수의 협력업체들과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장기 안정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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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마케팅을 겸한 독특한 사회공헌활동도 핵심역량 강화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세척기술을 활용하여 ‘인류 문화자원의 청결과 가치 보존’을 목적으로 하는 클리닝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테마형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1980년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거대한 예수상 세척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로마의 성 베드로 광장, 러시모어산 중턱에 조각된 미국 대통령상, 독일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 등 수많은 문화유산 및 랜드마크를 대상으로 전 세계 80여 곳에서 세척봉사를 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타워와 남산 팔각정 앞 계단 세척, 충주댐의 오랜 이끼와 얼룩을 세척하는 ‘케르허 충주댐 아트 클리닝’ 프로젝트를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수행하였다. 이들에 대한 세척 작업에는 그 가치의 온전한 보존을 위하여 복원 전문가와 미술사학자 및 과학기술을 보유한 다양한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하여 각 조형물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세척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최대의 세척효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세척분야 전문기업으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역할도 충실하게 수행하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경영원칙은 ‘가족의 문제보다는 기업의 성공을 우선한다.’는 것이다. 이 원칙은 기업 지배구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초로 고온수 압력세척기를 개발한 혁신기업가였던 창업자가 1959년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후 부인이 경영을 맡게 되었다. 그녀는 1968년부터는 최고경영자로서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을 영입하여 기업을 경영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 소유주로서 창업정신 및 가족 가치를 경영현장에 접목시키는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데 주력하였다. 1989년 창업자의 부인이 사망하자 아들이 주주를 대표하여 이사회 의장을 맡았지만, 여전히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창출된 이익도 대부분을 사내에 유보하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식 전부를 소유하고 있는 케르허 가족들은 검소하고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꺼리면서도 강한 사회적 책임을 갖고 기업을 운영한다. 가족 구성원이 경영 일선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기업을 소유한 가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가족 구성원 및 자녀들에 대한 교육에도 적극적이다.
KECI | 2016.07.06 13:38 | 조회 5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