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 07. 06

최근 우리 경제가 저성장과 청년실업 증가, 격차 확대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날로 심화되고 있는 사회 전반의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면서 선진경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산업 및 기업 생태계에 대한 개선을 필요로 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건실한 육성도 시급한 과제다.

조병선 박사는 최근 수년 동안 독일의 명문 장수기업을 방문해 기업의 오너와 경영진 등 주요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가졌다. 또한 해당 기업의 경영 및 역사 관련 자료와 문헌을 참고하여 이들 기업의 경영 특성과 지속가능 성장요인을 찾는 연구를 실시했다.

그 가운데 해당 사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일곱 개 장수 가족기업에 대한 심층적인 사례분석을 통해 명문 장수기업의 경영 및 사업승계에 관한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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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w.hipp.com

[조병선 한국가족기업연구원 원장] 남부 독일의 농촌지역 소도시에 위치하고 있는 힙(HiPP)사. 힙 회사는 1899년에 설립되어 창업자의 4대 후손이 경영하고 있는 바이오 이유식 분야 유럽 1위의 기업이다. 독일 내수 시장의 40%를 확보하고 있는 중견 ‘히든챔피언’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창업 이후 현재까지 유아용 이유식 분야에만 집중하는 사업전략을 고수해 오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바이오 친환경 이유식제품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 주원료를 공급하는 6천여 농가를 대상으로 친환경‧고품질의 원재료 생산에 필요한 교육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찍부터 해외시장을 개척해 온 이 회사는 독일 이외에 러시아, 헝가리,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해외사업 책임자는 모두 현지인이고 근로자 대부분도 현지인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지의 상관습과 법제도에 대한 이해 및 활용, 마케팅 활동, 고객 욕구 파악 등에서 현지인이 더 좋은 성과를 올리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사회책임 경영과 윤리경영을 실천하면서 지역사회 발전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 지속가능 경영 부문에서 독일 1위를 차지하였다. 50여 명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핵심 기술자원은 철저하게 자체 조달 원칙을 고수해 오고 있다.

대학 및 외부 전문연구기관과 공동으로 기술개발 활동을 전개하기도 하지만, 자사의 부족한 분야의 역량을 보완하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활용한다. 자사 경쟁력의 원천에 해당하는 핵심기술이나 고유정보 및 노하우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자사의 핵심역량에 해당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외부유출을 우려해서 특허출원도 엄격히 금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보호에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종업원들이 일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도 건전하게 잘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개인이 행복해야 조직도 행복할 수 있다.’는 창업자의 철학에서 비롯되었다. 종업원들에게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직원의 업무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 및 경영관련 교육 이외에도 경제·경영·법률 분야의 폭넓은 지식, 인간관계와 건강 및 여가에 관한 교육을 포함한 사회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포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사의 직원 이직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평균 재직기간은 30년이고,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정년인 65세 까지 근무한다. 지역에 소재하는 좋은 기업이라는 특성에서 기인한 것이기는 하지만, 대를 이어 근무하는 근로자들도 적지 않다. 생산적인 노사관계가 정착되어 있으며 직원 연봉은 업계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ECI | 2016.07.06 13:36 | 조회 5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