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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인터뷰, 한국경제문화대상 문화부문 수상한 탁계석 음악평론가

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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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이 세계를 휩쓰는 상품 자체

새벽 아이디어를 담아내는 천생 창작 작가

 

음악평론가로 시동을 걸고 달리다 가파른 시대가 다가오자 전문 작가의 페달을 밟으면서 칸타타 8개좌(座)를 섭렵한 K클래식의 거장. 탁계석. 양치기였던 ‘엘제아르 부피에’가 누런 황무지에 매일 도토리 100개씩을 심어나갔다. 도토리나무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고 1차 세계대전의 폭격 속에서도 부피에의 숲은 도토리나무는 물론 밤나무, 단풍나무 등 수백 종의 나무로 가득 찬 ‘환상의 숲’으로 천지를 덮었다.

 

▲ 탁계석 음악평론가 (사진=K클래식 제공)

 

남프랑스 프로방스지방의 ‘환상의 숲’은 부피에가 심은 도토리 100개로부터 비롯되었다. K클래식의 거장 탁계석은 도토리 100개를 심는 부피에의 마음으로 외국어라는 돌밭을 걷어내고 칸타타에 우리말을 심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피에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탁계석의 주제는 거대했다. 칸타타 ‘한강’이라는 제목으로 칸타타 대본을 써내려갔다.

 

‘한강’(2011)으로 1좌를 찍은 그는 두 번째 좌 ‘송 오브 아리랑’(2013)으로부터, ‘조국의 혼’ ‘달의 춤’(2019), ‘동방의 빛’ ‘태동’(2020) 등을 거쳐 올해 들어 창작한 ‘코리아환타지’와 훈민정음에 이르기까지 8개 좌를 완봉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말 칸타타로 우리 민족의 자부심과 역사성을 일깨우는 지난한 작업을 펼쳐온 것이다.

 

지난 10월 한글날 즈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국립합창단 공연 ‘훈민정음’을 감상한 이후 그는 왜 수많은 장르 중에서 칸타타를 통해 우리 음악의 우수성을 드러내려고 했을까 궁금했다. 왜 칸타타에 꽂혔을까?

 

마치 러시아 작곡가 글라주노프가 자신은 매일 성장하는게 아니라 매시간 성장한다고 하는 것처럼, 새벽 5시면 정좌해 머릿속을 채우는 영감을 활자화하면서부터 온 종일 밀려오는 아이디어를 주체하지 못한다는 탁계석을 만났다.

 

칸타타를 시작한 이유

 

​“칸타타 15세기에서 16세기에 교회음악을 중심으로 성행했던 장르입니다. 바흐 시대에 전성을 이루었고요. 그런데 이 장르가 우리말과 궁합이 딱 맞습니다. 2010년쯤 임준희 작곡가가 교향시 한강을 발표한 적 있습니다. 멜로디도 좋지만 이 작품 안에 우리의 역사와 삶과 굴곡진 모든 것이 들어있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무릎을 쳤지요. 관현악보다 ‘칸타타’ 형식으로 표현하면 우리 근대사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다행히 임 작곡가도 동의할 뿐 아니라 세종문화회관 측에서도 적극 호응해주어 칸타타 한강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때로부터 우리말 칸타타가 처음 탄생한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분명 존재했다. 김성태, 윤용하, 장일남, 김동진 등 상당수 작곡가들의 작품이 존재했다. 그러나 선대 작곡가들이 작품을 창작했을 당시에는 한번 무대화된 이후 두 번 다시 빛을 보기 힘들었다. 재정적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작곡가 이건용과 이용규 등이 맥을 이어갔으나 이후 한참 동안 흐름이 끊겼다.

 

▲ (좌) 음악평론가 탁계석 (우) 월간 리뷰 발행인 김종섭 (사진=문화저널21 DB)

 

“예산에 비해 효과가 미비하다고 판단해서인지 정부가 지원하는 65개 합창단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칸타타 양식을 계속 이어가지 못했던 거에요. 다행히 칸타타 한강을 올리고 난후 반응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크로아상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그 효과는 후속작품의 기폭제가 되었다.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자 국립합창단은 새로운 작품을 의뢰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송 오브 아리랑’(Song of Arirang)이다.

 

우리말 칸타타가 붐을 일다

 

그런데 스페인밀레니엄합창단이 내한했을 때 이 작품을 우리말 그대로 부르면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우리말을 외국인이 불러도 한국인 못지 않게 정확하게 발음하자 전국 합창단들도 깜짝 놀란 것이다. 어찌보면 이 ‘사건’이 K클래식의 지평을 활짝 열어주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말 칸타타의 부활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본 것.

 

“우리말 칸타타가 제 때를 만난 것이에요. 이전에 칸타타 곡은 아무리 훌륭해도 보급과 전파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한번 공연으로도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과 같은 SNS 매개체로 수천배의 전파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영상이 회자되면서 여기저기에서 ‘칸타타’라는 말이 우리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9년 우효원 작곡가와 오병희 작곡가가 국립합창단 전속 작곡가가 되면서 3.1절을 대표할 만한 칸타타를 작곡하게 되었죠. 톱니바퀴가 척척 맞는 것처럼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미 탁계석 평론가는 칸타타 한강과 송 오브 아리랑에서 검증이 된데다 그 두 작품이 SNS를 통해 널리 확산되고 있었다. 이런 기반을 토대로 도전, 탄생한 작품이 오병희 작곡 ‘조국의 혼’과 우효원 작곡 ‘달의 춤’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 두 개의 작품의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곰비임비 확산된 칸타타 붐은 3.1절 백 주년 기념으로 오병희 작곡의 동방의 빛을 발표하면서 다시 한번 폭발했다.

 

▲ 창작칸타타 한강 공연모습 (문화저널21 DB)


대본작가로 성공하기까지

 

“그다음에 우효원 작곡의 태동이 탄생하고 이후, 8.15를 기념한 ‘코리아판타지’와 한글날의 뜻을 새긴 ‘훈민정음’이 마침내 세상에 나왔습니다. 지난 10월 예술의전당에서 올린 ‘훈민정음’은 그 어느 때보다 의미있는 작품입니다. 우리말 칸타타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우리말의 탄생과정과 우리말의 위대함을 다룬 내용이기 때문이죠. 이제 한글날에는 이 작품을 반드시 공연해야 할 시대가 올 것입니다.”

 

대한민국에는 소설사 시인, 대본작가 등 작가들이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탁계석의 글에는 일반 작가들과는 달리 유장미가 흐른다. 젊은 작가들은 모방할 수 없는 시대정신과 혜안이 담겨있다. 그래서 작곡가들은 우선 탁 평론가의 글을 선호한다.

 

“대본은 일반 작가 개념과는 다릅니다. 음악을 만들어내는 그 안에 씨앗을 넣어야 하는데 그 작업은 작곡가와의 호흡이 대단히 중요하지요. 베르디에게는 피아베와 보이토가 있고, 모차르트에게는 다 폰테가 있어요. 푸치니에게는 일리카와 자코사가 있단 말입니다. 이들은 서로 호흡이 척척 맞아서 연타로 작품이 줄줄 탄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서로 간 음악적 언어가 맞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에요. 물론 작가는 수만 명이 있죠. 하지만 음악을 제대로 알고 양식화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작곡가와 대본가는 음악의 동지가 되어야

 

맞다. 음악적 언어에 대한 이해가 통하는 작곡가와 대본가는 ‘보거상의’(輔車相依)의 덧방나무와 수레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일지 모른다. 이처럼 창작의 길이 같다면 앞으로도 히말라야 14좌처럼 더 많은 창작곡을 출품할 텐데 탁계석은 일단 예서 멈추기로 했다. 마치 예전 소설가 김주영의 절필처럼…

 

“칸타타라는 건 시간도 많이 들고 비용도 많이 소요됩니다. 등반은 히말라야 14좌는 한번 오르고 내려오면 기록으로 남습니다. 그러나 작품은 탄생했다는 기록으로만 남을 수 없습니다. 출산만 하고 육아는 나몰라라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 창작현실의 가장 큰 문제는 출산은 숱하게 하면서 육아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육아란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을 갖고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활동을 해야 합니다. 공공의 지원은 한계가 있습니다. 특정 작품만 지원하면 형평성과 기회균등 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거든요. 그래서 공공의 지원을 떠나 자생적으로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일에 치중하고자 일단 멈춤을 하기도 했습니다. 세계의 음악사 기준을 봤을 때 우리의 창작 기술력이나 완성도는 매우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도 우리의 칸타타에 감동해서, 굳이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연주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이제는 그 일을 하려고 합니다.”

 

탁계석은 반드시 그날이 올 것을 확신한다. 베토벤의 나인 심포니나 교향곡이 잔 세계 수천 개의 극장에서 공연되는 그날. 오징어 게임과 같은 한류의 바람을 타고 세계 문화예술을 석권하듯이 우리말이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얻고 있듯이, 훈민정음이 지구촌 곳곳에서 공연되는 그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고 있다.

 

▲ 창작칸타타 동방의 빛 공연보습 (문화저널21 DB)


오페라 대본을 처음 시작했던 계기

 

탁계석의 작품은 칸타타만 있는게 아니다. 오페라 대본도 인기가 높다. 그의 작품에는 유장함과 역사성도 있지만 오랫동안 평을 쓴 영향인지 골계과 해학과 비유와 풍자가 풍부하다. 그는 어떻게 대본을 쓰기 시작했을까?

 

“2005년도에 ‘소나기’와 ‘메밀꽃’ 등을 썼는데, 이걸 써놓고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많은데 내가 쓰는 게 맞나’ 하는 그 불안감과 자기 질문이 있었거든요. 고민 끝에 하루는 용기를 내서 당대 최고의 작가이신 이강백 선생님을 찾았습니다. ‘제가 오페라 대본 두 편을 쓰는데 이게 과연 맞는지, 아니면 만용인지 검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하고 요청했죠.”

 

열흘 후에 다시 만났을 때 이강백 선생은 ‘탁 선생이 쓰는 게 맞다’고 했다. 자신은 오페라를 모르기 때문에 오페라를 절대 쓰지 않지만 탁 선생은 오페라 전문가이기 때문에 당연히 써도 된다는 설명이었다. 이강백 선생이 오페라대본은 전혀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공석준의 ‘결혼’이 그이 대본이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결혼’에 등장하는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말을 못 하는 인물이다. 오페라 작품으로는 부적절한 부분이 아닌가. 공석준은 이 부분을 이강백 작가에게 가상으로 대사를 넣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잘했다. 오페라를 잘 아는 공석준이 직접 창작하라고 미뤘다. 그 이후 그는 오페라대본은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당시 최고의 작가가 그렇게 격려해주는 바람에 자신감을 얻고 지금까지 오페라 대본을 쓰고 칸타타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시를 좋아했던 습성, 문학이 화수분 되다

 

탁계석은 고등학교 당시부터 늘 시를 읽었던 문학도였다. 설민규와 같은 시인도 되고 싶었다. 그런 문학적인 사랑과 관심이 자양분이 되었을까? 아니다. 그에게는 모든 사물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갈대의 나부낌에도 음악이 있다. 시냇물의 흐름에도 음악이 있다. 사람들이 귀를 갖고 있다면 모든 사물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그렇게 말한 시인 바이런의 마음이었다.

 

특별한 창작 공부를 배운 적은 없지만 시작 연습을 꾸준히 펼쳐왔다. 그런 평소의 마음가짐이 시적 화수분을 이루고 마침내 두시간만에 작시한 임준희 곡 ‘독도의 노래’가 임선규 바리톤의 음성으로 KBS 열린음악회에서 불려진 것이다. 이렇듯 탁계석의 즉흥성에는 문학에 대한 오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

 

“제목도 모두 제가 정합니다. 우효원, 오병희 작곡가가 만나 세 시간 만의 ‘달의 춤’이 탄생하고 ‘조국의 혼’이 나올 수 있는거죠. ‘동방의 빛’도 제목을 제가 정했습니다. ‘코리아판타지’ 역시 ‘고래의 꿈’으로 하려 했지만 제가 정한 코리아환타지로 결정되었습니다. ‘환단고기’를 읽고 암각화의 선사시대까지 역사를 공부하면서 제목을 결정한 것이에요. 서사 문학까지 두루 독파한 내용이 농축돼 있다가 어느 순간 순발력있게 솟아나는 겁니다.”

 

▲ 에콰도르에서 Kclassic (문화저널21 DB)

 

우리말 칸타타의 비전

 

탁계석은 지난 10여년 전부터 K클래식조직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주제가 우리말 작품에 관한 것인 만큼 K클래식의 성과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탁계석 주도의 K클래식 탄생의 배경은 무엇일까?

 

​“처음에는 KPOP 네이밍에서 착안한 것은 맞습니다. KPOP이란 우리가 처음이 아니고 영국 일본 한국 등 흐름이 있는 거예요 그 흐름을 읽고 K클래식이라는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그 이름을 걸고 지난 9년 동안 눈만 뜨면 홍보하다보니까 이제는 방송 신문 등 언론매체에서도 자연스럽게 퍼진 것입니다. 다행히 국립합창단 연주에 칸타타가 오르면서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죠. 여기에 더해 정덕기 김은혜 박영란 등 작곡가들과도 합류하면서 K클래식의 방향과 속도가 가속화되고 최근 37개국 지휘자들을 K클래식 명예감독으로 위촉하면서 지금은 100명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었습니다.”

 

탁 평론가는 여기에 메타버스와 NFC세계가 도래하면서 K클래식이 삽시간에 확산될 수 있는 초강력적인 힘을 얻게 됐다고 내다본다. 현재까지 네트워킹돼 있는 100명 이상의 지휘자들이 메타버스로 띄어든다면 정부나 공공단체가 할 수 없는 막강한 홍보와 파급력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문제는 국내 인식의 벽이다. 현재는 오히려 외국이 더 개방적이어어 우리 문화를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반면 아직도 K클래식 인식이 낮은 편이어서 예산확보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정부가 KPOP이나 대중한류에만 예산을 투자하는데 이보다 한 단계높은 클래식 한류에 투자한다면 아주 이상적이죠. 일종의 출산과 양육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런 정부의 관심과 내수시장 활성화가 이뤄지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차라리 해외에서 인기를 언은 후 역수입하는 쪽을 선택하는게 나을 수 있습니다.”

 

역수입? 탁계석은 한류식품들도 국내보다도 해외에서 훨씬 인기가 높고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도 해외에서 먼저 흥행한 뒤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얻운 사실을 예로 들었다. 훈민정음도 한국어가 인기를 얻고 있는 세계 곳곳에서 흥행하면 국내에서도 인기상종가를 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오징어게임 보세요. 그 영화 덕분에 세종학당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세계인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인터넷도 한글 열풍이 대단하고요. 이럴 때 우리작품 훈민정음이 치고 나가야 합니다.”

 

국경일에는 우리 음악작품 올라야

 

그렇다고 역수입만 기다릴 수는 없다. 우리말 칸타타가 국립항창단에서의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것은 하나의 선례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이 점에 초점을 맞추고 전국 국공립합창단이 공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우리말 칸타타는 더 빠른 시간내에 세계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이 작품 좋으니까 많이 올리세요, 하면 효과가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예술모국어법으로 법률화할 때 예산이 붙고 진정한 지원이 이뤄집니다. 이런 예술모국어법이 없으니 3.1절, 8.15 광복절, 한글날 등 국경일의 의미를 모르고 마냥 놀러가는 날고 오해합니다. 따라서 이날만이라도 우리 언어로 된, 그날을 기념할 수 있는 음악회가 개최돼야 해요.”

 

▲ 2021년 10월 12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 창작칸타타 훈민정음 포스터 (사진제공=국립합창단)

 

후손들이 그날만이라도 역사를 잊지말자는 취지로 국경일을 만들었다. 그러다 산업화가 되면서 국경일만이라도 푹 쉬고 싶다는 생각에서 점차 ‘노는날’로 변질되더니 지금은 아에 멀리 여행가는 날로 왜곡되고 있다. 탁 평론가는 이 웃지 못할 국경일의 모순은 다시 역사를 되새기는 축제일도 되돌리자는 것이다. 그러려면 축제에 맞는 작품이 있어야 하고 그 작품들이 바로 우리말 음악이라는 논리다. 얼마나 멋진 발상인가.

 

​“그래서 예술모국어법을 제정해서 그에 합당한 예산이 주어지면 합창단이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해야죠. 그래서 피자와 스파게티가 맛있는 줄 알았는데 갈비탕과 김치찜을 먹어야 속이 시원한 것처럼 음악에 담긴 우리의 DNA를 맛보면 그제서야 우리음악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됩니다. 전세계 디아스포라 교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비단 음악만이 아닙니다. 무용 연극 등 모든 분야에 예술모국어법이 적용됩니다. 완전히 새로운 진흥법이 만들어지는 거죠.”

 

예술모국어법과 우리음악진흥법 나와야

 

이런 운동이 지속되면 결국 우리 사회에서도 훌륭한 작곡가가 탄생하고 우리 작품이 세계로 수출된다, 그 말이다.

 

탁 평론가는 예술모국어법과 함께 우리음악진흥법 활성화를 위해 일종의 쿼터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한다. 예술의전당 등 공연장에서 할당제로 강제할 수 없다면 우리 음악 공연 단체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콩쿠르 등 경연대회에서도 역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우리음악 창작 관련 음악가에게 역시 평점을 더 높여주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쿼터제는 ‘구속’이 목적이 아닙니다. 우리 음악을 좀더 빨리 성장시키자는 차원이죠. 아마 이런 내용을 담은 진흥법이 통과된다면 우리 음악은 불붙듯 성장할 겁니다. 명확관화하죠. 이런 제도는 개인이 추진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시스팀화돼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예술의 핵심인 예술의전당이 책임감을 갖고 선도적으로 추진할 것은 권합니다.”

 

공교롭게도 탁계석 평론가와 인터뷰한 장소가 예술의전당이다. 예술의전당이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는 뜻일게다. 그런데 탁계석은 정말 8개좌에서 멈출까? 히말라야 14좌를 완동하려면 아직 6개의 작품이 남아있다.

 

​“일단 지금까지 나온 작품을 양육한 후, 다시 6개봉을 향해 나갈 수도 있습니다.”

 

장미는 2만5천개의 품종이 있다. 그런데도 해마다 200여종의 신품종이 탄생한다. 이미 2만5천개의 품종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노익장 역시 이런 것 아닐까? 8개봉을 점령했으니 이제 마음을 다잡으면 6개봉쯤은 쉽게 정복하리라 믿는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탁 평론가를 응원한다.

 

김종섭 월간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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